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영어책을 사놓고 며칠 열심히 공부하다가 어느 순간 책을 덮어버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 잊어버리는 것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렵게 외운 단어도 돌아서면 생각나지 않고, 막상 영어로 직접 말해보려고 하면 시작부터 버벅거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어를 더 많이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실제로 영어로 이야기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매일 영어로 대화할 상대를 찾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AI를 영어 회화 친구처럼 활용해 보면 어떨까?”
요즘은 AI를 단순히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도구로만 사용하지 않습니다. 글쓰기, 공부, 번역, 외국어 연습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도 한번 활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영어뿐 아니라 일본어 회화 연습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생각보다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영어 선생님이 아니라 ‘영어 친구’를 만들자
Claude에게 단순히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하기보다는 나의 영어 회화 친구가 되어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입력할 수 있습니다.
나는 영어 중급 학습자야. 너는 나의 친절한 영어 회화 친구야. 실제 일상에서 사용하는 자연스러운 영어로 대화해 줘. 너무 어려운 단어는 사용하지 말아 줘. 내가 영어로 틀린 표현을 사용하면 대화를 중단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알려준 다음 대화를 계속해 줘. 대화가 끝난 후에는 내가 자주 틀린 표현 3개와 더 자연스러운 표현 3개를 알려줘. 오늘은 여행을 주제로 이야기하자.
이렇게 설정해 놓고 간단하게
“Hi! Let’s start.”
라고 말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어려운 주제를 선택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늘 무엇을 했는지, 주말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가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인지처럼 평소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저는 오히려 쉬운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단어와 문장으로 먼저 말을 해보고, 조금씩 새로운 표현을 추가하는 방법이 부담이 적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시작
처음에는 아주 간단하게 **”What did you do today?”**라고 물어봤습니다.
제가 몇 문장으로 대답하자 다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모르는 표현이 나오면 뜻을 물어보고, 제가 쓴 문장을 더 자연스럽게 고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생각보다 대화가 계속 이어져서 **”이렇게 하면 혼자서도 회화 연습을 꽤 잘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처럼 나이가 들어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이런 방법이 꽤 반가운 것 같습니다. 비싼 회화 수업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늘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든 외국어 대화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상대방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틀리면 다시 물어보고, 같은 표현을 몇 번이고 연습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는 영어’와 ‘말할 수 있는 영어’는 다름
영어를 공부하면서 느끼는 어려움 중 하나는 아는 것과 실제로 사용하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영어 문장을 책에서 보면 뜻을 알겠는데, 비슷한 말을 내가 직접 영어로 하려고 하면 잘 나오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시장에 갔어요.”
라는 아주 간단한 말도 실제 대화에서는 잠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럴 때 AI와 계속 대화를 해보는 것입니다.
내가
I go to the market yesterday.
라고 잘못 말했다면,
I went to the market yesterday.
처럼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고쳐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What did you buy at the market?
라고 다시 질문을 이어가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대화하다 보면 문법을 공부하면서 동시에 실제 대화의 흐름도 연습할 수 있습니다.
다만 AI의 답변이 항상 완벽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표현이나 전문적인 내용은 다른 신뢰할 만한 자료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AI 회화의 가장 큰 장점은 ‘실수해도 부담이 적다는 것’
저는 이것이 AI 회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영어로 이야기할 때는 아무래도 긴장하게 됩니다.
‘이렇게 말하는 게 맞나?’
‘문법이 틀리면 어떡하지?’
‘발음이 이상하면 어쩌지?’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아예 말을 하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AI와 대화할 때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바로 물어봐도 되고, 같은 표현을 여러 번 확인해도 괜찮습니다.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하기는 조금 미안할 때가 있지만 AI에게는 그런 부담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AI를 실제 사람과 대화하기 전에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 회화 파트너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화가 끝난 뒤에는 ‘복습’까지 해보자
AI 회화는 대화만 하고 끝내기보다 마지막에 복습을 부탁하면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요청해 보세요.
오늘 대화에서 내가 잘못 사용한 영어 표현 3개를 알려줘. 각각 왜 틀렸는지 간단히 설명하고, 실제 일상생활에서 더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표현도 알려줘.
또는,
오늘 대화에서 새롭게 배울 만한 표현 5개를 골라서 내일 다시 복습할 수 있도록 정리해 줘.
이렇게 하면 대화 → 교정 → 복습이라는 작은 학습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일본어 회화 친구도 만들 수 있다
이 방법은 영어뿐만 아니라 일본어에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일본 여행을 준비하고 있거나 일본어를 다시 공부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요청해 볼 수 있습니다.
너는 나의 일본어 회화 친구야. 나는 일본어 초급자야. 일본에서 실제로 자주 사용하는 쉬운 표현으로 천천히 이야기해 줘. 내가 틀린 일본어를 사용하면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고쳐 줘. 너무 어려운 한자나 문법은 피하고, 필요한 경우 한국어로 간단하게 설명해 줘. 오늘은 일본 여행을 주제로 대화하자.
이렇게 하면 식당에서 주문하기, 호텔 체크인하기, 길 묻기, 쇼핑하기, 기차역에서 질문하기 등 실제 여행에서 만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연습할 수 있습니다.
일본어가 아직 익숙하지 않다면 한국어 설명을 함께 요청해도 좋습니다.
하루 10분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외국어 공부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꾸준함인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하루 한두 시간씩 공부하겠다고 계획하면 며칠 동안은 열심히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하루 10분 정도의 짧은 대화부터 시작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10분.
잠자기 전에 10분.
혹은 시간이 날 때 잠깐 10분.
오늘 영어로 10분 이야기했다면 다음 날에는 일본어로 10분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많은 양을 한꺼번에 공부하는 것보다 외국어를 실제로 사용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재미있는 회화 방법
영어 대화를 하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바로 한국어 뜻만 물어보는 대신,
Can you explain this word in simple English?
라고 물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렇게 하면 영어를 한국어로만 번역해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영어로 이해하는 연습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너무 어렵다면 한국어로 설명해 달라고 하면 됩니다.
AI 회화의 좋은 점은 바로 그때그때 나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대화 방법을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AI가 사람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영어·일어 시간을 늘려줄 수는 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AI가 실제 원어민 친구나 전문적인 영어·일본어 선생님을 완전히 대신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 사람과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경험도 중요합니다. 특히 발음과 억양, 문화적인 표현,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대응하는 능력은 실제 사람과의 대화가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AI를 활용하려는 이유는 사람을 대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혼자서도 외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입니다.
영어 회화 수업이나 원어민과 대화할 기회가 있다면 그것도 계속 활용하고, 그 사이에 AI를 이용해 혼자 연습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 외국어 공부를 조금 더 가볍게 시작하는 방법
영어와 일본어를 잘하려면 결국 많이 듣고, 읽고, 직접 말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매일 외국인 친구를 만나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AI를 활용한 회화 연습은 혼자 공부하는 사람에게 꽤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비용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고, 원하는 시간에 대화할 수 있으며, 틀린 표현을 반복해서 물어봐도 부담이 적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오늘도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오늘 영어 친구와 10분만 이야기해 볼까?”
라고 생각하면 훨씬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저 역시 영어와 일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방법으로 조금씩 연습해 보려고 합니다.
외국어 공부는 완벽하게 말할 수 있게 된 다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틀리더라도 한마디씩 직접 말해보면서 익숙해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스마트폰을 들고 Claude를 열어 간단하게 한마디 해보세요.
“Hi! Let’s talk.”
일본어라면,
“こんにちは。今日は何を話しましょうか?”
처음에는 10분이면 충분합니다.
그 10분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어느 날, 예전에는 머릿속에서 한참 생각해야 했던 영어 문장 하나가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오는 순간도 오지 않을까요?
저도 그렇게 조금씩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